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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사회적 기업을 운영할 자격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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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순옥 “사회적 기업, 정부-노동자 모두 바뀌어야”

[인터뷰1] ‘보여주기식 행정’ 개선, 기술업그레이드 교육 필요

 

 

 

“사회적 기업이요. 아무리 좋은 철학이 있어도 사람들이 스스로, 주체적으로 풀어가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국가에서 인증하고, 최저임금까지 지원하는 시스템으로는 사회적 기업이 근본적으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동대문 근처에서 3년째 사회적 기업 ‘참신나는옷’을 운영하고 있는 전순옥 대표의 첫 대답은 뜻밖이었다. 사람희망정책연구소와 지난 7일 오후 2시 참신나는옷 4층에서 만난 전 대표는 ‘잘 나가는 사회적 기업의 대표’라는 타이틀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은 진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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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표는 “근로자들과 함께 사회적 기업의 비전과 목적, 방향을 공유하고, 현장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는데 그런 준비가 부족하다”고 말하고, 크게 정부의 ‘보여주기식 행정’에 대한 개선과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한 근로자들의 자발적 노력을 강조했다.

 

‘참신나는옷’이라는 사명(社名)을 짓게 된 경위를 묻는 질문에 전 대표는 “브랜드만 찾고, 누가 만드는지조차 모르는 현실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깨끗한 옷 입기 캠페인(CCC, Clean Clothes Campaign)’과 ‘No Sweat Shop(노동을 착취하는 Sweat-shop의 반대 개념)’을 강조했다. ‘고혈을 짜는 일터’인 우리나라 의류시장의 심각성을 지적한 것.

 

전 대표는 “열몇 시간씩 일해서 만든 옷은 깨끗한 옷이 아니다”며 “만들면서 신나고, 입으면서 참 신나는 옷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시 덧붙인다. “그렇지만 실현하기가 정말 쉽지는 않네요.” 하루 8시간, 주5일 근무, 4대 보험, 퇴직금을 보장하고 싶은데,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노동환경과 근로조건을 바꾸는 일이 여간 어렵지 않은 모양이다.

 

근로자들 ‘사회적 기업’ 인식, 아직까지 부족

 

전 대표는 “기술자들이 스스로 권리를 찾아야 하는데 단합하지 않는다”며 “사회적 기업이 운영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스코틀랜드에서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임금과 노동조건을 크게 개선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실패했던 로버트 오언(Robert Owen)의 이야기를 꺼냈다. 근로자그룹의 내부 분쟁으로 인해 망했던 사례였다.

 

백화점에 납품하는 National Brand(제조업자 상표), 부티크를 운영하는 수천 명은 단합하는데 오히려 오더를 받아 일하는 근로자들이 단합하지 못하고 ‘각개격파’ 당하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270년 전 영국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기업 현장에서도 진보된 작업환경을 지키기 위한 준비가 안 됐다”며 “사람들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비전과 목적을 공유해야 하는데, 서로 준비가 안 됐다. 어떻게 풀어갈지 문제다.”

 

자율과 개선된 환경이 주어졌을 때 근로자들이 어떻게 유지·발전시킬 것인가를 생각할 것이라 믿었던 오언의 시도가 결국 더 편해지고 싶었고, 그래서 화합하지 못한 근로자들의 ‘나는 열심히 하는데, 누구는 일하지 않는다’는 식 내부 분쟁으로 인해 망했던 것처럼 말이다.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 위탁 생산),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주문자 개발 생산)방식으로 옷을 만든 지 60년이 지났고, 그 기간 노동자들의 엄청난 희생이 있었지만 아직도 기술력을 높여 부가가치를 높일 생각은 하지 않고 “그래도 내가 이 직업으로 먹고 살고 있으니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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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보여주기’ 행정과 공무원의 ‘사회적 기업’ 견제

 

정부의 지원은 외려 독이 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 제도 속으로 들어갔을 때, 정부가 인정하고, 인정받은 기업에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제도들도 ‘정부가 잘하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대표는 “일단 그런 지원이 있으니 사람들이 우후죽순(雨後竹筍)식으로 사회적 기업을 만든다”며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해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자유시장경제를 완전히 바꿀 수는 없지만 기왕 사회적 기업을 시작했으면 최소한의 규제와 대안이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공무원·공기업들이 사회적 기업이 들어갈 ‘틈’을 막아버린다. 연간 4조원에 이르는 유니폼시장도 마찬가지. ‘사회적 기업의 물건을 우선 구입하라’는 내용의 사회적 기업 육성방안 12조가 있지만 공무원들은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공무원들은 이해관계가 복잡합니다. 담이 높고 두꺼워요. 한계를 느낍니다. 3,4억원 물건을 사면서 5년간 5억원의 매출실적을 요구합니다. 사회적 기업이 생긴지 3년 밖에 안 됐는데. 오히려 사기업이 쉬워요. 이런저런 서류를 요구해서, 겨우 실적 만들어놓으면 또 환자복을 만든 7000만원의 매출기록을 요구합니다. 항공사 옷도 만드는데 환자복 못 만들겠어요.”

 

전 대표는 “공기업…” 하더니 결국 “아휴~”라며 한숨을 내뱉었다. ‘직영공장 등록을 언제 해야 된다’느니 하면서 1억원짜리도 집요하리만큼 수백~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에 넘겨준다는 것이다. 어떻게든지 사회적 기업이나 ‘신규’가 들어갈 수 있는 틈을 막아버린다는 것이다. ‘윗선’에서는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려고 해도 ‘중간’이 절대 말을 듣지 않는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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