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webzine_num.gif
webzine_num1.gif
세상에 나눌 수 없는 것은 없습니다
  • logo.gif
  • menu_1.gif
  • menu_2.gif
  • menu_3.gif
  • menu_4.gif
  • menu_5.gif
bg_top.gif

사회적 기업은 무엇인가

생산수단을 누가 소유했나, 기업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핵심

 

 

사회적 기업(社會的企業 Social Enterprise). 최근 들어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부쩍 자주 접하게 되는 명칭이다. 인터넷에서도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젊은이들의 질문이 자주 눈에 띈다.

 

비영리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를 띄고 있는 사회적 기업은 말 그대로 취약계층에 사회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 말 그대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도 영업활동을 수행해 일정한 수익을 올리는 기업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 등 소위 선진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사회적 기업들이 활동하기 시작했고, 현재 영국에는 5만5000개의 사회적 기업이 운영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는 박원순 변호사가 시작한 ‘아름다운 가게(Beautiful Store)’가 등장한 2000년대 초반 이후 본격 시작됐다.

 

 아름다운가게001.jpg

 

‘세상에 나눌 수 없는 것은 없습니다’는 아름다운재단(www.beautifulfund.org)은 1999년 1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돈쓰기 운동’을 기획하면서 시작됐고, 그해 5월 국내 최초의 시민공익재단(Community Foundation)으로 설립이 제안돼 2000년 8월 창립총회를 가졌다. 김군자 할머니가 자신의 전 재산 5000만원을 기부하면서 첫 공익기금이 조성됐다.

 

‘살림과 나눔의 아름다운 마법’을 강조하는 아름다운가게(www.beautifulstore.org)는 참여연대 대안사업팀이 신설·독립되면서 만들어졌다. 중고·재활용물품 등을 팔아 생긴 수익을 통해 제3세계를 지원하는 영국의 옥스팜(Oxfam)을 모델로 2002년 3월 출범해 그해 10월 안국동에 1호점을 오픈했으며, 지난해 6월엔 드디어 100호점(서울 개봉점)을 돌파했다. 2008년 6월 행정안전부 소관 비영리법인 ‘재단법인 아름다운 가게’로 완전 독립했다.

 

“생협의 목적과 일부 활동, 사회적 기업과 유사”

 

이런 가운데 최근 생협(생활협동조합)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도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생협은 무엇일까. 생협은 취약계층에 일자리·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사회적 기업과 어느 정도가 일치하는 개념일까.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사람희망정책연구소는 지난 1일(금) 서울시 구로구 성공회대학교에서 아이쿱(iCOOP)협동조합연구소 정원각 사무총장을 만났다. 마침 성공회대 캠퍼스 안에는 아이쿱생협이 운영하는 카페 ‘자연드림’이 있었다. “윤리적 소비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아이쿱자연드림 성공회대점”에서 ‘공정무역커피’와 함께 인터뷰가 진행됐다.

 

사회적 기업과 생협의 유사성을 묻는 질문에 정 사무총장은 “협동조합의 일부가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된 부분은 있지만 생협 전체가 사회적 기업이라고는 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으나 “틀을 넓힌다면 생협도 사회적 기업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개념 은 다르지만 생협의 목적과 일부 활동이 사회적 기업과 비슷한 성격을 띤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단위생협 170여개를 포함해 총 250개 정도의 생협이 운영되고 있다. 주로 먹을거리만 취급하고 있는데, 생필품 전체를 취급하는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볼 때 아쉬운 점이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4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가공식품을 포함한 식품시장 규모가 100조원을 넘고 있어, 불과 0.5% 미만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반면 스위스는 50%, 이탈리아도 18%에 이른다. 물론 식품뿐 아니라 생필품을 다 취급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외에도 핀란드 생협이 핀란드 전체 소매유통의 40%를 점유하는 등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의 생협이 잘 운영되고 있다. 영국은 8%선이다.

 

정원각001.jpg

 

“누가 생산수단을 소유했는가, 기업의 목적은 무엇인가”

 

반면 일본은 3%에 그치고 있다. 정 사무총장은 한국과 일본에서 생협이 고전하는 이유로 “법적인 문제, 즉 비조합원 이용금지라는 폐쇄적 제도”를 꼽고, “특히 한국의 경우 친환경 농산물만 취급했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3일 새로운 법이 시행되면서 겨우 생필품 취급이 가능해졌지만 이미 유통자본이 거대해진 터라 쉽지 않아 보인다.

 

정 사무총장은 “한국은 자본하기 좋은 나라”라며 “다른 나라들은 생산수단을 시민이 가지고 있는데 한국은 이 형태를 죽여왔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서 사회적 기업이 나올 때는 시민자금이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되고 정부는 보조역할을 했는데 한국은 시민자금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자립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정 사무총장은 “스위스 생협은 2008년 까르푸 매장 12곳을 인수하면서 고용을 보장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홈에버가 까르푸를 인수하고, 홈플러스에 되파는 과정에서 해고와 비정규직 전환을 양산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그는 “결국 생산수단을 누가 소유했는가, 기업을 운영하는 목적은 무엇인가가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8년 경제위기 때 스위스 물가는 0.7%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한국은 4% 정도로 기억합니다. 핵심은 스위스 소비자협동조합이었어요. 자기들이 가진 1500억원을 풀어 물가를 잡는데 썼습니다. 농민들이 우유값을 올려달라고 할 때 주장이 정당하면 가격을 올려주되 소비자 가격은 유지하는 식이죠. 기름값, 사료값 인상에 대해 농민에게 보상한 것이죠.”

 

carboots_100926.jpg

 

제조마진부터 유통자본과 경쟁해야

 

스위스에는 미그로와 코압스위스(스위스생협) 2개가 존재한다. 코압스위스는 조합원 250만명에 매출 23조원에 이르고 미그로는 조합원 200만명 매출이 30조원이다. 이 두 개의 생협을 합치면 매출액이 50조원을 넘고, 조합원이 450만에 이른다. 750만 인구 중 60%가 생협 조합원인 셈이니 대자본이 스위스 소매유통에서 재미를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정 사무총장은 한국 생협이 당분간 살아남는데 급급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기업이 치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는 “대표적인 사업이 우리밀사업”이라며 “우리밀 살리기는 중요하지만 대기업이 기존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국제 곡물가격이 높을 때는 농민들에게 적극 권장하다가 가격이 떨어지면 과연 대기업이 농민들을 책임지겠느냐는 것이다.

 

책임수매를 하고 있는 생협이 친환경농산물 등을 통해 농민들에게 ‘비빌 언덕’을 제공하는 것과 달리 대기업은 목적 자체가 다르다. 학교급식도, 막걸리시장도 규모가 커지고 난 후에 뛰어드는 게 우리나라 대기업이다. 여기에 정부마저 각종 시설이나 안정성을 따지며 대기업 중심의 법을 만들어 지원하고 있다. 생협이 극복해야 할 대상은 산 넘어 산인 셈이다.

 

그렇지만 방법이 전혀 없지는 않다. 정 사무총장은 “근본적으로 생협이 잘해서 규모와 실력을 키워야 한다”며 “대중이 쉽게 찾을 수 있게 해야지, 국민의 1%만을 위한 협동조합이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법적인 문제를 극복하는 동시에 유럽처럼 종이공장 등 대규모 제조공장을 확보해 제조마진부터 유통자본과 경쟁해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친환경 식품클러스트 만드는 게 바로 그 이유입니다. 생협연합회 주최로 30개 공장이 들어갈 부지를 매입했고 인허가 과정에 있어요. 몇 개의 공장은 직접 운영하지만 대부분은 기존 납품업체들이 옮겨가고, 클러스크 효과로 운송비, 관리비 줄여서 마진 확보할 예정입니다. 특혜는 바라지 않습니다. 정부로부터 자치, 자본으로부터 자립이 원칙이거든요.”

bg_btm.gif